미혼모는 시대의 시선과 금기를 극복하고 아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사랑을 구걸하지 않고 누구에게 의지하지 않으며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그녀들이 더 당당하게 설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정식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 혼인관계에서 건강한 아이를 낳아 그 아이들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우선이겠지만, 미혼모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어떤 방식으로 발현되는 가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원한다면 엄마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현재 미혼모 지원 정책과 앞으로의 방향 

현재 미혼모가 낳은 아이를 미혼모가 자신의 호적에 입적 시킬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 후 스스로 아이를 양육하고자 하는 미혼모가 증가하고 있으며, 아동을 입양 의뢰하였으나 출산 과정과 산후의 상실감을 겪으며 아동을 다시 인수해 가는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미혼모 아동의 70% 이상이 해외로 입양되거나 시설로 보내지고 있고, 2004년 해외입양아 가운데 미혼모의 아동이 99.9%으로 나타나고 있다(한국수양부모협회, 출산장려운동 외국사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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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 시대를 운운하면서 우리는 이 땅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우리가 키우지 못해서 해외로 입양보내고 있다. 이 아이들만 우리 땅에서 우리가 양육할 수 있어도 저출산 문제의 해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사실은 당연하다. 따라서 현재 [한부모가족지원법]에 근거하여 시설입소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우리나라 미혼모 정책은 이런 의미에서 전면적으로 손봐야 할 부분이 많다. 임신에서 출산까지를 어렵게 선택한 미혼모들은 지금 대한민국에서 결국 아이를 자신이 키우지 못하고 입양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시달리는 우리 정부는 자국을 떠나는 이 아이들을 붙잡아야 할 책임이 있다.

정책이 바뀌면 사회인식도 어느 정도 따라서 바뀔 수 있는 부분이 존재하며, 정부는 이를 통해 대중적인 지지를 선도해 가야 한다. 이민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저출산을 극복을 도모할 수도 있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산모와 아이를 소중히 하는 사회분위기를 통해 여자들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결심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변화를 꾀하는 것이 우선이다. 미혼모들은 아이 양육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꼽는다. 이런 미혼모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그녀들이 이 땅에서 아이를 양육하게 하기 위해서는 미혼모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고찰이 필요하다.

미혼모가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미혼부의 부재에 있으며 혼자서 아이를 키움으로 인해 따로 경제활동을 하기가 힘들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따라서 미혼모에 대한 정부의 정책 중 가장 우선되어야 하는 것은 미혼모에게 사라진 미혼부를 찾아주는 것과 미혼모는 우리의 미래 노동력이 되어 우리 모두에게 혜택을 주는 공공재의 역할을 하게 될 아이를 홀로 키우는 여성들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현실적인 경제적 지원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미혼모는 있는데 미혼부는 없다.

 여자는 아이를 낳겠다는 같은 선택을 하지만, 남자가 그 아이를 인정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그 여자의 인생은 180도로 바뀐다.

전자의 경우 결국엔 결혼해서 함께 아이를 키워가는 보통의 가정을 꾸리겠지만, 후자의 경우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아니하는 미혼모가 된다. 문제는 임신하고 출산을 결정한 순간 사라져 버린 미혼부의 존재에 있다. 미혼부도 함께 아이를 책임지도록 하면 양육 미혼모의 생활수준에 대한 문제가 상당 부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미혼모는 처녀가 아이를 낳은 죄인으로 세상을 살아가지만 정작 그 파트너인 미혼부는 찾기 힘들다. ‘출산장려운동 외국사례’에서 나타난 임신 후 미혼부와의 관계를 보면 ‘헤어졌다’가 62.1%이며, ‘결혼예정’은 6.0%, ‘교제 중’은 19.4%로 나타나 관계가 유지되는 경우는 25.4%에 불과하다. 엄마는 모든 것을 버리면서 자신의 아이를 선택했는데, 아빠는 온데간데 없다. 엄마는 아이를 직접 자신의 몸으로 잉태하고 출산하기 때문에 자신의 아이라는 것이 굳이 증명하지 않아도 밝혀지지만 아빠의 경우는 나서서 찾아야 한다. 그런데 찾지 않기 때문에 미혼부의 존재는 사라진다. 남자친구 또는 애인으로부터 버려진 여자들은 자신을 버린 남자들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고, 남자들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혼자 덜컥 아이를 낳아버린 여자와 관계를 끊어 버리기 때문이다. 남성들의 책임이 결여 되어 있다.

사실 우리가 지금까지 출산과 양육의 문제에 대한 모든 책임을 미혼모에게만 부과했기 때문에 미혼부에 대한 관심이 적어서 찾지 않았을 뿐이지 미혼부는 충분히 찾을 수 있다. 미혼모는 아이의 아빠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출산 후 양육을 선택하는 여성은 보통 이전 남자친구와의 교제기간이 입양을 선택한 여성들이 14.83개월인데 비해 24.02개월로 거의 대부분의 여성들이 아이의 아빠가 누군지 알고 있다.

 심지어는 DNA 검사 등 친자 확인 검사를 하면 된다. 지금이라도 미혼부를 찾아 나서야 한다. 여성은 엄마를 선택한 순간 고아가 되었다. 미혼모는 모두 동정녀이며, 아이들은 신으로부터 잉태한 것이 아니다. 남자에게 관대한 사회에서 미혼부들은 양육의 책임에서 쉽게 벗어날 수 있었다. 이런 사회 인식 속에서 미혼부들은 혼인관계가 아닌 상태에서 태어난 자신의 아이에 대해서 책임질 필요도 없었고, 아빠라는 사실을 밝히기를 요구받는 일도 없었으며, 스스로 자신의 아이를 찾는 일도 드물었다. 

숨은 미혼부 찾기 정책 

현재 친자관계의 입증을 위한 법률 상담, 유전자 검사 및 소송의 실효성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미혼부의 책임 및 양육비 강제 부담을 위해 미혼부들의 소재파악과 소득파악을 위한 전담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 이것은 국세청이나 건강보험공단등을 통해서 이루어지면 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경제적 능력이 있는 부양의무자가 양육비를 고의로 거부할 경우 자녀의 생존과 복리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로 간주하여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하는 법적 검토도 필요하다.

이와 관련한 법률안으로 “국가가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양육비 지급의무자를 대신해서 양육비를 지급하고 구상권을 행사”하는 내용의 [양육비 이행 확보를 위한 특별법안](김재경 의원 등 27인, 2005.9.1)이 발의 되었으나 17대 국회의 임기만료로 폐기되었고, “국가가 미성년 자녀의 복리를 위하여 양육비지급 의무자를 대신하여 양육비를 지급하고 이를 양육비 지급 의무자에게 구상”하도록 하는 내용의 [양육비 대지급법안](강명순 의원 등 17인, 2009.6.26)이 발의되어 계류 중이다. 

시민사회단체나 다른 기관에서 아무리 이야기 해도 이것에는 한계가 있다. 법을 제정하는 국회는 그래서 아주 중요하며,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법은 국민들의 생활에 밀접하게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물론 이렇게 제정된 법률이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의 의식 전환에도 일조하게 될 것이다. 남성들의 책임이 강화되도록 법과 제도가 정비되면 미혼부가 사회적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다. 또한 미혼부의 존재가 밝혀진다면 미혼모의 빈곤화 문제에도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늘어나는 미혼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미혼부의 존재에 대해 언급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당신의 아이’이자 ‘우리의 아이’입니다. 

아이는 공공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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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혼모 문제를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사실은 그녀들이 다른 것이 아니라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성주의 경제학자인 ‘낸시 폴브레’는 돌봄노동은 부모의 현재와 미래의 효용 증대만을 위한 소비 혹은 투자에 그치지 않고 전체 국민경제로 그 혜택이 공유된다는 점을 들어 아이는 공공재(Public Goods)라고 주장했다. 아이를 양육하는 일은 우리사회의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내는 일이다. 부모의 자녀 양육 노력의 결과 양성된 미래의 노동력은 부모뿐만 아니라 부모 노릇을 한 적이 없는 사람도 연금 및 사회보장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일하게 된다. 따라서 미혼모란 우리의 연금을 대 줄 아이를 어려운 여건 속에서 혼자서 키우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요새 드물게 4명의 아이가 있는 엄마가 있다. 4명이나 되는 아이를 엄마가 혼자 키우기 힘들어서 한명 또는 두명을 엄마가 보살피고 있으면 나머지 둘은 밖에 나가서 논다. 그리고 그 아이들은 동네 아파트 놀이터 등에서 다른 엄마들이 자기 아이들 것 먹일 때 같이 해서 먹인다. 아이를 그 아이의 동네에서 키우는 것이다.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라, 2011년 서울 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아이는 일차적으로 부모가 키우는 것이 맞지만, 형편이 맞지 않는 경우에는 우리 모두가 키울 수도 있다는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이것은 최근에 와서 생겨난 개념도 아니며, 지금까지 계속 그렇게 지내왔는데 최근 몇 년 동안에만 사라진 풍습일 뿐이다. 우리네 농촌에서는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아이들이 자랐기에 별 다를 것도 없다. 

언젠가는 그 아이들에게 기대는 때가 올 것 

그리고 한편으로 아이가 공공재라는 것을 인식한다면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것이다. 우리 언젠가는 이 아이들에게 기대야 할 날들이 온다. 노인 부양인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이때,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은 그들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 나를 위해서 열심히 일하고 세금을 낼 것이다. 그리고 나는 그 세금의 혜택을 받아서 내가 노인 일 때의 삶을 살 것이다. 이렇듯 아이는 지극히 공공재이다. 

미혼모에 대한 현실적인 경제적 지원이 필요 

힐러리 클린턴이 언급했듯이 아프리카에는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출산과 양육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 명의 아이를 키워내고 한 사회를 재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이미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지만, 미혼모의 경우 이 비용을 혼자서 부담하기에는 더욱 벅차다. 미혼모에게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경제적인 원조를 해주는 등 사회구조적인 변화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파트너 없이 공공재로 기능하는 아이들을 홀로 키우고 있는 미혼모들을 위해 정부와 사회는 아이를 함께 키우는 파트너의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그녀들이 양육하는 아이는 그녀의 아이이자 우리의 아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국민기초생활보장법]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여 생계비 지원을 현실화하고, 현재 5만원으로 책정되어 있는 아동양육비등을 현실적으로 양육이 가능할 정도의 금액으로 인상하는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미혼모들이 시설을 떠나서도 아이를 키우면서 생활할 수 있도록 주거를 마련해 주는 등의 통합서비스가 이루어져야 한다. 당신은 정말 장담할 수 있는가? 지금 그렇게 당당한 당신도,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면 당신도 늙고 병들어서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온다. 그때 우리 나라 미래 성장의 동력 아이들을 혼자의 힘으로 키워내는 미혼모들에게 감사해야 할 때가 분명히 온다. 

우리가 그들의 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순간 우리는 진정으로 하나가 될 수 있다. 우리가 그녀들의 아픔을 함께 느끼고 사회의 인식보다 한 발짝 앞서나간 그녀들의 용기를 칭찬하며, 산모와 아이를 순수하게 바라보고 그녀들의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인식하여 그녀들의 아이를 우리의 아이라고 인식할 수 있을 때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 김경옥 2.1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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