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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산부가 행복해야 나라가 산다

임신과 출산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10월 10일을 ‘임산부의 날’로 정한 지 6년째가 된다. 이 날이 되면 임산부에 대한 배려를 사회적으로 다시금 환기시키기 위하여 정부 및 각 단체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임산부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이나 버스에 임신부 좌석을 별도로 설치하고, 가방에 매다는 열쇠고리나 가슴에 꽂은 장식품을 보고 임신부임을 알아보고 배려할 수 있는 캠페인 등을 하고 있다.

이런 노력이나 활동도 중요하다. 그러나 우선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임산부를 배려하기 위해 더욱 중요한 것이 있다. 아기를 갖고 나서부터 분만할 때까지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을 마련해 주는 것이 바로 그 것이다. 결혼을 점점 늦게 하고, 첫 아기 출산이 늦어져 첫 아기 출산 연령이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하였고, 아기를 잘 가지지 못하는 부부를 도와주는 지원사업의 결과로 쌍둥이나 미숙아의 출생이 늘어나고 있다.

과거 10년이 경과하는 동안 태어나는 아기는 연간 16만 여명이 줄어든 반면, 해마다 쌍둥이 출생은 2천여 명, 미숙아 출생은 3천여 명이나 늘어났다.

아무런 위험 요소가 없는 임신과 출산도 조심하여야 하는 판에 쌍둥이 임신이나 고령 임신의 경우에는 임산부들의 걱정은 더욱 커진다.

이들이 안전하게 임신을 지속하고 출산하도록 하려면 몇 가지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산모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는 분만시설이 갖추어져야 한다.

분만실이 과거와 같이 그저 애기나 받는 곳이 아니다. 산모의 여러 위험 요인을 살피는 임산부 집중치료센터이다. 이런 곳에는 충분한 시설과 함께 제대로 훈련된 전문 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산부인과 인력이 부족하여 분만을 하지 않는 기관이 늘어나고 있다. 산부인과를 전공하려는 젊은 의사도 부족하다. 밤새워 산모 곁을 지키며 아기를 받아도 현재의 분만 수가로는 병원 운영조차 힘들다.

애완 동물의 분만비보다 못한 건강보험급여를 빗대어 사람이 동물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세상이라고 비꼬는 분들도 있다. 더구나 어쩌다가 출산 도중에 경과라도 좋지 않게 되면 수억 원 대의 소송에 까지 휘말리게 된다. 독자들은 자녀들이 의사가 된다면 사명감만을 내세워 그런 전공을 선택하라고 다그치겠는가? 저출산을 극복하여야 하는 국가적인 과제의 해결을 위해서라도 임산부 집중치료수가의 신설 등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

둘째, 아기들이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신생아 중환자실이 충분히 갖추어져야 한다.

체중 1킬로그램도 안 되는 미숙아들을 돌보기 위해서는 고가 장비가 필요하고, 잘 훈련된 의사나 간호사가 필요하나, 신생아 중환자실 또한 적자를 유발하기 때문에 병원마다 운영을 기피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4년 동안 13군데 병원에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을 확충하도록 지원하였으나, 전국적인 체계를 갖추기에는 역부족이다. 신생아중환자실의 인력과 시설을 확충할 수 있는 보다 더 적극적인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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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고위험 임산부 집중치료센터와 신생아 집중치료센터를 아우르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집중치료센터 개념의 도입과 전국적인 진료 체계 구축이 시급히 필요하다. 산모나 아기가 위험한 경우는 초응급 상황이다. 응급의료센터처럼 전국적인 체계로 운영되어야 한다. 전국 어느 곳의 산모도 응급 상황에서 신속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어야 우리 2세들의 건강을 태어날 때부터 지킬 수 있다. 아기를 한 명이라도 더 낳도록 애쓰는 만큼 아기를 가진 임신부들을 소중히 지켜야 한다. 지하철 자리만 양보할 게 아니라, 임산부들이 안전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 (중앙 ‘11.10.10)

글. 신손문 한국모자보건학회 회장, 관동대 의대 제일병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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