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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아프면 엄마가 반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아기가 아파 찾아 가게 되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와는 서로 신뢰하고 아기에 대한 진료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함께 협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기 엄마들 중에는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만나는 요령이 부족한 사람들이 있다. 아기가 많이 아픈 경우일수록 아기가 심하게 아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정작 중요한 점들을 설명하는 걸 빠트리기 쉽다.

진료실에 들어 온 엄마들 중 다음과 같이 시작하는 엄마들이 많다.

다짜고짜 “열이 왜 이렇게 안 떨어져요? 해열제를 먹어도 39℃ 밑으로는 떨어지질 않아요. ○○해열제는 몇 시간마다 먹여야 해요?” 아기가 무슨 병인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왜 열이 안 떨어지느냐고 다그친 탓에 의사는 당황스럽다. 때로는 자기 병원에 온 적도 없는 아기인 경우 더욱 그렇다.

“아기를 데리고 그저께 버스를 타고, ○○동에 있는 ○○어린이 ○○센터에 갔어요. 그런데 그 날 아기들이 너무 많이 와서 아기가 많이 힘들었는데 아기가 많이 보채길래 가는 길에 간식으로 ○○를 사먹였는데 그게 별로 깨끗해 보이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찜찜했었는데 그 날 밤에 아기가 열이 나고….” 장황하게 며칠 동안의 아기의 생활을 다 이야기하다 보면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말을 못 하게 된다.

싱글 싱글 웃고 있는 아기를 안고 계시면서 “아기가 밤새 기침하느라 잠을 한 숨도 못 자서 아기가 완전히 처져서 놀지도 못 해요.”라고 하시기도 한다. 너무 과장해서 이야기 하는 것도 옳지 않다. 의사의 판단을 틀리게 할 수 있다.

진찰을 시작하려는 의사가 아기의 병을 생각해가며 진료를 시작할 수 있도록 중요한 이야기를 먼저 이야기 해 주고, 이어서 보충 설명해 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그저께 저녁 무렵부터 열이 나고, 기침하면서 밥을 잘 안 먹으려고 해서 어제 ○○병원 다녀왔는데 차도가 없어서 왔어요.”

아기의 증상이 시작된 시기와 병원에 올 때까지의 변화, 그 증상과 같이 나타난 다른 증상, 그 동안 치료받은 경과 등을 기억이 나는 대로 미리 메모를 해서 가서 차근차근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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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엄마와 나누는 대화도 ‘문진’이라고 하는 진찰의 일부이다. 손으로 배를 만져보고 청진기를 대야만 진찰이 아니다. 이 단계에서 엄마의 정확한 정보가 진단이나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우리나라처럼 잠깐 진료하고 처방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아기들을 진찰하는 의사들은 아기를 안고 들어오는 엄마의 모습부터 관찰하면서 진찰이 시작된다. 청진기를 대고 들어보고, 목이나 귀를 들여다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기의 얼굴 표정, 움직임 하나하나를 관찰하면서 진찰이 진행된다. 그러므로 짧은 시간 내에 아기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도록 집에서 아기를 관찰했던 모습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좋다.

아기의 대변이 평소와 달라 보이면 핸드폰으로 찍어가지고 가는 게 좋다. 아기가 팔다리 움직임이나 행동이 이상해 보이는 경우에도 핸드폰으로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서 가져가 보이는 것이 좋다.

“아기가 몇 시에 열이 나서 해열제를 언제 먹이고 몇 시에 몇 도로 떨어졌다가 다시 몇 도로 오르고…”

아기 체온의 변화는 병의 경과를 보는데 도움이 되지만 해열제를 사용한 후 잠시 열이 내려간 것은 약의 일시적 효과일 뿐이다. 체온 변화를 중계 방송하듯 자세히 설명하는 것보다 다른 증상의 변화를 차근차근 설명하는 것이 낫다.

아기의 옷도 진찰하는 데 편한 복장이 좋다. 피부를 관찰해야 하는 경우 몸을 모두 벗겨서 보아야 하는데 단추가 많고, 옷을 입고 벗기기 복잡한 옷은 적당하지 않다.

그리고 아기가 어린 경우에는 아기를 진찰하는 동안 아기가 울지 않고 진찰을 잘 받을 수 있도록 엄마가 아기를 안정감있게 안고 보는 것도 좋다. 잘 자던 아기도 진찰시작 전에 옷을 급하게 벗기다보면 아기가 자다 말고 깨어나서 울어버리기 일쑤다. 아기가 울지 않을 때 미리 진찰해 볼 필요가 있으므로 의사가 차근차근 진찰을 할 수 있도록 거들어 주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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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만나는 의사와 엄마의 짧은 시간 동안의 대화는 아기의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엄마가 아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고, 진찰받는 동안에도 아기가 무서워하지 않도록 잘 달래주고, 도와주는 것이 엄마가 소아과 의사와 친해지는 방법이다.(베이비트리 ‘11.12.1)

글. 신손문 ” 관동대의대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한국모자보건학회 회장, 대한모유수유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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