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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모유 수유중인데요…’

분만 후 정기 진찰을 받으러 온 산모가 기침을 계속 하고 있어서 약을 먹고 있는지 물었더니 하는 대답이다. 수유 중인데 어떻게 약을 먹겠느냐는 하소연인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독자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수유 중이므로 당연히 약을 먹으면 안되는걸까?

일반적으로 수유 중에는 약을 먹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약을 먹게 되면 약물이 젖을 통해 아이에게 전달되어 해롭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하면서…

실제로 수유 중 약물을 처방 받은 산모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22%가 약을 복용하지 않았거나 수유를 중단했다고 한다. 약을 먹고 젖을 먹이느니 아파도 좀 참아버리자거나 약이 아이에게 해로울 테니 차라리 분유를 먹이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엄마가 먹은 약은 아이에게 얼마나 전달이 될까? 그리고 정말로 약을 먹은 후에는 수유를 하지 말아야 하는 걸까?

엄마가 섭취한 약물의 대부분은 젖을 통해 분비된다. 하지만 전달되는 약의 양은 아주 미량으로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적다. 엄마가 약을 먹으면 엄마의 위장관에서 소화되어 흡수가 되고, 흡수된 약물 성분은 체내에서 대사가 되어 유방으로 가는 혈액 내에 존재하는 약물 성분만이 젖으로 분비가 되는데, 또 아이가 젖을 먹어서 소화 흡수 대사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양은 대부분 임상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약물은 수유와 상관없이 복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수유를 중단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세계적으로 몇몇 기관에서 약물들을 수유 중 사용가능 여부에 따라 몇 단계로 분류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절대 쓰면 안 되는 약물은 항암제, 방사선관련 제제 등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한국마더세이프상담센터에 상담이 들어온 경우를 바탕으로 보면 분만 후 감기, 위장관 질환, 갑상선질환, 피부질환 및 정형외과적 문제로 약물을 복용 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그런 경우에 처방 받은 약물들은 대부분 수유 중에 안전하게 사용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약물을 처방하거나 복용해야 하는 경우 몇 가지 알아두어야 할 것들이 있다. 먼저 의사나 환자는 지금 상황이 수유중임에도 꼭 약을 먹어야 하는 경우인지 정확한 평가를 해야 한다. 의사가 약을 처방할 때는 수유 중 안전하다고 밝혀진 약물들을 처방하고 전신적으로 작용하는 약물보다는 국소적으로 작용하는 약물들을 사용하는 등의 노력을 보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약을 먹을 때는 가능하면 젖을 빨리고 난 다음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약을 먹은 후 시간이 지나서 일반 혈중 농도가 낮아지면 젖에 있던 약 성분이 다시 혈액 내로 빠져 나오기 때문이다. 약물을 단기간 복용해야 하는 경우라면 미리 유축을 해서 냉장 또는 냉동 보관을 해 두었다가 잠시 수유를 멈추는 기간에 보관해둔 젖을 사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엄마가 아프거나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는 수유를 지속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젖의 생성 및 분비에 관여하는 여러가지 호르몬들 중 젖의 분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옥시토신은 엄마의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잘 나오지 않으며 젖 분비를 방해한다. 따라서 엄마의 적절한 건강상태의 유지가 수유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는 데 중요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병원에서 약을 처방받았는데 정말로 이 약이 수유 중에 먹어도 되는지 확인해 보고 싶다면 임신중 또는 수유중 약물 복용에 관한 무료상담을 해주는 한국마더세이프(1588-7309)에 전화를 하면 친절히 상담해 줄 것이다.(한겨레 베이비트리 ‘11.12.16)

글. 안현경 ” 마더세이프 부센터장, 관동대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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