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정고운, 단국의대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모유는 완전영양식품으로 WHO에서는 6개월까지 완전모유수유를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모유수유는 아기와 산모의 건강에 많은 장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사회에도 경제적 그리고 환경적으로 유익하다. 모유수유를 한 소아에서 중이염, 급성 설사 질환, 하기도 감염, 영아급사증후군 (SIDS), 염증성 장 질환, 소아 백혈병, 당뇨병, 비만, 천식, 아토피 피부염과 같은 많은 급•만성 질환의 발생률이 낮은 것은 많은 연구 결과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모유수유는 어머니의 산후 회복을 촉진하고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유방암, 난소암, 당뇨병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런 많은 장점에도 모유 수유를 성공하기 어려운데 근거 없는 관습적인 식이제한도 모유수유를 방해하는 장애물이다.
 

근거 없는 식이제한을 할 필요가 없다.

결론은 ‘꼭 제한할 필요는 없다’이다. 의학적으로 분명한 사유가 있지 않은 이상 미리 음식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2015년 제일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145명의 수유모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바에 따르면 모든 수유모가 한 가지 이상의 음식을 제한하고 있으며 평균적으로 4-5종류의 음식을 제한하고 있었다. 이 중 1/3 이상의 수유모가 식이를 제한하는 것이 힘들다고 답했다. 대부분 식이 섭취를 제한하는 뚜렷한 이유가 없었고 막연히 아기에게 나쁠 것이라는 걱정 때문이었다. 하지만 문헌 조사에 따르면 수유 중 특정 음식을 미리 제한할 필요가 없다.

 

 

모유 수유를 계획하고 있는 예비 엄마를 위한 식이 조언

 
① 물은 갈증 나면 마신다.
모유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억지로 물을 마실 필요가 없다. 수유 중에 마시는 수분의 양은 모유량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물을 많이 마신다고 모유가 많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며 물을 적게 마신다고 해 모유가 적게 만들어지지도 않는다. 전문가들은 ‘갈증 나면 물을 마셔라’고 권장한다.
 
② 알코올은 피해야 한다.
알코올은 옥시토신 분비를 감소시켜 사출반사나 젖 배출반사를 감소시켜 결국 모유 수유량을 감소시킨다. 또한 소량의 알코올도 아기의 수면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모유를 통해 장기간 알코올에 노출되면 신경발달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회식에서 술 한잔을 마셨다고 해 영영 모유수유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술을 마신 경우 일반적인 성인의 경우 알코올이 분해되는 시간은 한 잔당 2-3시간이다. 한 잔을 마신 경우 2-3시간 후에 취기가 완전히 사라지면 수유가 가능하다.
 
③ 모닝커피를 마셔도 된다.
한 잔의 커피에는 보통 100-150mg의 카페인이 포함돼 있다. 보통 섭취한 카페인의 약 1% 이하가 모유를 통해 전달되고 하루 1-2잔 마시는 커피는 영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아기마다 체질이 다르기 때문에 수유모가 커피를 마신 후에 유난히 보채거나 자주 깨어 있다면 커피양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한 일상적인 용량의 초콜릿도 영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④ 매운 음식을 먹어도 된다.
매운 음식, 특히 김치는 한국인의 식사에서 빠질 수 없는 식품이다. 매운 음식을 먹는다고 해서 아기가 설사를 하거나 엉덩이가 빨개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마늘의 향이 아기가 다양한 맛을 경험하게 하는 자극제가 될 수 있으며 추후에 편식을 줄인다는 보고도 있다.

⑤ 찬 음식을 먹어도 된다.
모유의 온도는 체온과 비슷하게 일정하게 유지되며 얼음물, 빙수, 냉면 등의 찬 음식이 아기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는 없다.

 
⑥ 기름진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트랜스 지방은 피하도록 한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다고 해 유선이 막히는 것은 아니다. 모유 중 총 지방량은 일정하게 유지되며, 섭취한 지방의 양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지방산의 종류와 비율은 수유모가 섭취한 식이에 영향을 받는다. 트랜스 지방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 모유 가운데 상대적으로 DHA 같은 좋은 지방산의 비율이 감소한다. 기름진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수유모와 아기의 건강을 위해 자주 트랜스 지방을 섭취하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⑦ 생선은 적당히 먹는다.
생선과 해산물에는 오메가 3와 같은 필수 지방산이 풍부하며, 오메가 3는 약물보다 식품을 통한 섭취가 흡수율이 높다. 하지만 생선을 통한 과량의 수은은 모유를 통해 전달될 수 있으며 영아의 신경계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 수유모는 다양한 종류의 생선을 일주일에 2-3회 섭취하되 수은 함량이 많은 옥돔, 상어, 황새치, 큰 고등어 등은 피하도록 한다.

⑧ 생선회를 먹을 수 있다.
날 음식을 먹는다고 모유를 통해 식중독 균이나 기생충이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생선을 고를 때 수은 함량이 적을 것을 선택 하도록 한다.

⑨ 우유는 마시자.
우유나 유제품은 칼슘의 주요 공급원이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은 수유모가 하루에 3컵 이상의 우유를 마시도록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모유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많은 양의 우유를 마실 필요는 없다.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 미리 우유 섭취를 제한할 필요도 없다.

⑩ 행복하게 먹자.
아기에게 해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 때문에 근거 없는 관습적인 식이제한을 할 필요는 없다. 모유수유를 위해서 억지로 힘들게 맛있는 음식을 참을 필요는 없다. 어머니가 행복하게 신선하고 청결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어머니와 아기의 건강에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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